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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대안 저널리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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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대안 저널리즘 특강.

어느새 검증없이 AI에게 의존하는 대학생들

Posted on 2026년 06월 11일2026년 06월 11일

AI 기술에 대한 담론은 이제 모든 분야에서 화두가 되었다. 어쩌면,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인지도 모른다.

AI를 아무 의심 없이 사용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적어도 우리가 만난 대학생 중엔 없었다. AI를 사용하는 대학생 6명을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은 AI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할루시네이션을 겪은 학생, 오류를 염려해 논문 작성 시 퇴고에만 AI를 사용한다는 학생, 코딩 도중 버그가 생겼을 때 작업을 되짚어본다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생들은 AI가 주는 정보를 맹신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름의 기준과 절차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그 기준과 절차가 무너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아예 모르는 분야라 검증할 길이 없었어요.” “해석의 여지가 많은 건 그냥 받아들여요.” “작년보다 오류가 줄어서 이제는 거의 그대로 쓰는 편이에요.”

대학생들의 고백엔 각자 합리적인 이유가 담겨 있다. 모르는 분야를 검증할 방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고, 실제로 정답이 하나가 아니거나, AI의 성능이 좋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유가 하나씩 쌓이는 사이에 검증은 조용히 사라지고 있었다. AI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동안, 검증하는 습관은 조금씩 무뎌지고 있었다. 대학생들이 AI를 절대적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충분히 의심하고 재고할 줄 아는 사람조차, AI의 절대적인 효율 앞에서는 의심을 거두게 된다.

그런데 왜 계속 쓰는가

AI의 오류 가능성을 알면서도 계속 사용하는 이유는 단 하나로 수렴한다. 정확해서가 아니라,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AI를 5~10번 사용한다는 신문방송학 전공 학부생은 “검색 포털은 오류도 많고 정보도 미흡하다”라고 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석사생은 “AI가 권위 있는 글을 가독성 있게 정리해 줘서 시간이 덜 걸린다”라고 말했다. IT 전공 학부생은 “잘 모르는 분야일수록 AI를 찾는다”라고 했다.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는 일련의 과정이 AI 질문 한 줄로 압축된다. 빠르고 깔끔하며 피로하지 않다.

문제는 이 효율이 검증 의지를 서서히 잠식시키는 것에 있다. 공학 계열 대학원생은 AI가 알려 준 코드를 일일이 확인하기보단 버그가 생겼을 때만 재고해 본다고 했다. 인문학 석사생 역시 “전보다 ‘이 정도면 맞겠지’ 싶은 순간이 늘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류 가능성을 알면서도 AI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신뢰도를 높인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심화됐다. IT 전공 학부생은 “스크립트 분석처럼 해석의 여지가 다양한 분야에선 AI 답변을 거의 그대로 수용한다”라고 했다.

대학생들은 AI를 단순한 검색 도구 이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AI로부터 ‘답’을 얻기보다 함께 사고한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문장을 다듬고,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막힌 부분을 연결하는 과정에 AI가 침범하고 있었다. AI가 사고 과정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할 때, 우리는 어디까지가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대학생들의 모습에 주목한다. 김민, 신선화의 [대학생의 인공지능 의존도가 사회적 고립에 미치는 영향] 연구는 AI가 단순한 정보 검색 도구를 넘어 학습자의 인지적 조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추론하는 능력이 저하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인지적 부담을 AI에 넘긴다는 것이다.

신문방송학 전공 A 씨는 “간단한 글이나 메일을 작성할 때도 AI를 사용하다 보니 스스로 글을 쓰거나 생각한 게 오래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업무는 검증하지만 일상적인 글쓰기에서는 AI의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취재에서도 AI를 사용하는 이유로 ‘빠르다’, ‘정리가 되어 있다’, ‘귀찮지 않다’라는 응답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대학생들에겐 정확성보다 효율성이 AI 신뢰의 근거가 되고 있다.

대학생들이 AI를 사용하는 방식엔 ‘검증을 통한 신뢰’에서 ‘검증을 포기한 신뢰’로 변화하고 있다. 틀렸다는 걸 모른 채, 빠르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쓰는 것에 대해 우리는 문제의식을 느낄 필요가 있다. 검증을 안 하는 게 아닌 못 하는 것이고 못 하니까 자연스럽게 그대로 받아들인다. 검증의 부재가 어느새 신뢰로 자리 잡는다.

AI는 분명 효율적이다. 효율을 택하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효율에 익숙해지는 사이, 정보를 재고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은 사라진다. 오늘은 모르는 분야라 건너뛰고, 내일은 시간이 없어 또 건너뛴다. 그렇게 미뤄둔 질문들이 쌓이는 동안, 의심하는 근육은 조용히 약해진다. 그러다 정작 틀린 답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틀렸다고 알아챌 감각은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AI를 쓰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쓰면서도 의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질문을 잃어버린 순간, 효율이라는 이유로 사용했던 AI에게 어느새 의존하게 된다.

참고자료

김민, 신선화. (2026). “대학생의 인공지능 의존도가 사회적 고립에 미치는 영향: 인터넷 중독의 매개효과.” 한국웰니스학회지 21.1, 339-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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