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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대안 저널리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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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대안 저널리즘 특강.

차은우는 왜 ‘빈 장어집’에 법인을 남겨뒀나…합법과 불법의 경계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Posted on 2026년 06월 08일2026년 06월 17일

인천 강화도의 한 한적한 도로변. 과거 가족들이 운영하다 문을 닫은 한 장어 전문점 건물 앞으로 거액의 세금 고지서가 날아들었다. 고지서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최고 탑스타 중 한 명인 연예인 차은우(본명 이동민). 지난 1월, 국세청이 차은우 씨에게 200억 원이 넘는 소득세 추징 통보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은 충격에 빠졌다. 인터넷 공간은 순식간에 ‘탈세’라는 비난으로 들끓었지만, 법리적으로 보면 이 사건은 명백한 불법인 탈세가 아니다. 합법의 탈을 썼지만 실질은 없는, 이른바 ‘법인을 이용한 변칙적 조세회피’ 의혹 사건이다.

교수들이나 세법 전문가들이 이번 사건에 주목하는 이유는 하나다. 대한민국 고소득층과 연예계에 만연한 ‘1인 기획사 편법’의 취약한 고리와 그 경계선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개인 소득세 49.5% 대 법인세 10%, ‘매출 둔갑‘의 마법

연예인이 대형 기획사를 나와 독립하거나, 기존 소속사에 적을 둔 채 별도의 1인 기획사(법인)를 설립하는 것 자체는 정당한 선택이며 완벽한 합법이다. 본인의 스타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매니지먼트를 효율화하기 위해 법인을 전환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럼에도 국세청이 차은우 씨가 모친 명의로 세운 법인을 정조준한 배경에는 소득세와 법인세의 거대한 ‘세율 차이’가 있다.

개인이 소속사로부터 전속 계약 및 활동 수익을 직접 정산받으면 최고 45%(지방소득세 포함 시 49.5%)의 세금을 내야 한다. 번 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이 수익을 개인이 아닌 ‘내가 세운 법인’의 매출로 잡으면 세율은 10~20% 수준으로 반토막이 난다. 개인이 받을 정산금을 법인 간 거래(B2B) 형식으로 우회시켜 앉은 자리에서 수십억 원을 아끼는 마법 같은 구조다.

하지만 이번에 국세청이 칼을 빼든 결정적 계기는 이 법인의 ‘타임라인’과 ‘주소지’에 있었다. 시간 순서를 보면 조세회피의 고의성이 짙게 묻어난다. 차은우 씨의 가족은 2021년 인천 강화도에서 장어 전문점 영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2년 10월, 모친 명의의 기획사 법인을 설립하며 주소지를 이 장어집 건물로 등록했다. 이때까지는 식당이 운영 중이었으므로 외견상 문제가 없어 보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장어집이 서울 청담동으로 확장 이전을 하면서 강화도의 기존 식당 건물은 문을 닫고 텅 빈 공실이 됐다. 그러나 기획사 법인의 주소지는 서울로 옮겨지지 않고 한동안 그 빈 건물에 그대로 방치됐다. 국세청 실사팀이 조사를 위해 강화도 주소지를 찾았을 때는 직원은커녕 책상 하나 없는, 현재는 폐업 상태인 유령 건물이었다. 국세청은 해당 법인이 연예 활동에 필요한 실질적인 용역을 전혀 제공하지 않은 ‘껍데기(페이퍼 컴퍼니)’라고 결론 내렸다.

게다가 왜 하필 ‘인천 강화도’였는가에 대해서도 세무 업계는 고개를 끄덕인다. 대한민국 세법은 서울 등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법인을 세우면 설립 등기 시 취득세 등을 3배 무겁게 매기는 ‘중과세 규정’을 두고 있다. 반면 과밀억제권역을 벗어난 외곽 지역은 이러한 법인 설립 중과세 폭탄을 피할 수 있다. 결국 지방의 빈 건물에 법인 껍데기만 둔 채 거액의 매출을 몰아주어 법인 설립 중과세를 피하고, 법인세의 낮은 세율이라는 두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한 셈이다.

“기사 월급만 줬어도…” 알리바이 하나에 갈리는 합·불법

여기서 세무 업계가 주목하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이 등장한다. 만약 상황이 조금 달랐다면 어땠을까.

이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전문 세무 대리인들은 세법상 법인의 실질을 인정받기 위한 핵심 기준으로 ‘인적·물적 설비’의 유무를 꼽는다. 한 대형 세무법인의 관계자는 “현행 세법상 법인이 연예 활동 지원이라는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해도 정당한 절세로 인정받을 여지가 커진다”며 “만약 해당 법인이 강화도나 서울에 실제 사무실을 임차하고, 로드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를 정식 직원으로 고용해 월급과 4대 보험을 지급했거나, 카니발 차량 리스료를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의 실질적 지출 증빙만 갖추어 놓았어도 국세청이 이를 ‘유령 법인’이라 단정하고 추징하기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짚었다. 차은우 사건의 본질은 법인 전환 자체가 아니라, 최소한의 실무적 알리바이조차 만들지 않은 채 식당 주소지에 매출만 밀어 넣은 과감함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사실 이러한 ‘법인 활용 꼼수’는 비단 차은우 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수법은 대중문화계와 고소득 인플루언서 시장 전반에 깊숙이 만연해 있다. 세무 업계 관계자들은 “차은우 사건은 외형 관리가 부실해 적발된 사례일 뿐, 실제 연예계의 법인 활용 우회수법은 훨씬 광범위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국세청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고소득 연예인·공인 세무조사 결과를 보면 유사한 수법들이 나타난다. 친인척을 법인 주주나 임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고액의 급여나 배당을 타내며 법인 비용을 털어내거나, 법인 명의로 고가의 수입 슈퍼카를 리스해 사적으로 굴리는 행태, 더 나아가 법인 자금으로 고가의 부동산을 매입한 뒤 세금을 아끼는 등의 방식들이 대표적이다. 차은우 사건은 연예계에 만연한 ‘1인 법인 조세회피’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걸리면 본전‘이 된 조세회피, 처벌 못 하는 세법의 구멍

이처럼 ‘하는 일 없는 법인’을 통한 소득 분산은 현재 세법 제도의 가장 취약한 고리다. 조세 전문 김영애 변호사(법무법인화우)는 인터뷰를 통해 이 모호한 경계선에 대해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세법이 예상하지 못한 미비점이나 구멍, 혹은 변칙적인 우회 거래를 이용해 세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조세회피 행위는 사기나 문서 위조 같은 적극적인 은폐가 없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법을 위반하지 않은 합법의 테두리에 속한다”며 “일련의 행위 속에서 세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부도덕하게 세금을 줄이려는 의도가 명확히 포착되더라도, 납세자의 ‘주관적 의도’와 ‘거래의 실질’을 현재의 세법 제도로 명확히 구별해 처벌하기는 매우 까다로운 영역”이라고 한계를 설명했다.

결국 걸리면 세금을 뱉어내고 안 걸리면 대박인 ‘기회비용’의 영역이 된 셈이다. 실제로 사기나 횡령 같은 적극적 은폐가 없는 조세회피는 적발되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추징금을 내는 선에서 마무리된다.

이러한 입법 공백을 막기 위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정엽 수석전문위원은 세법개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고소득 인플루언서와 연예인들이 1인 법인을 세워 사실상 개인의 근로소득을 법인 소득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는 성실 납세자들에게 깊은 박탈감을 준다”며 “실질적 사업 기능이 없는 유령 법인의 유보소득에 대해 더 강력하게 과세하거나, 미국식 인적용역회사(PSC) 과세제도처럼 인적 용역 법인의 과세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의 세법 개정안 검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법의 그물망 촘촘해져야… “유리지갑 납세자 박탈감 치유해야“

납세는 국가의 존립을 위한 의무다. ‘기사나 매니저 월급만 줬어도 합법이 되었을 것‘이라는 씁쓸한 경계선 앞에서, 이제는 법의 그물망이 더 촘촘해져야 할 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논평과 성명 등을 통해 “합법이라는 서류상의 껍데기 뒤에 숨어 세금을 피해 가는 우회로를 방치하는 한, 성실하게 유리지갑을 열어 납세하는 일반 시민들의 박탈감은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법인의 실질적 운영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 ‘꼼수 절세’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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